여는말
“고양이가 밥을 잘 안 먹고, 입 주변을 계속 핥아요… 이빨 때문일까요?”
반려묘가 밥을 먹다 말고 울거나, 침을 흘리거나, 이유 없이 짜증을 낸다면? 그 원인은 놀랍게도 구내염일 수 있다.
고양이 구내염은 단순 치은염이 아닌 심한 통증과 염증으로 인해 식욕 부진, 면역 저하, 체중 감소까지 이어지는 고통스러운 질환이다. 조기 발견이 중요하지만, 고양이 특성상 증상이 은밀해 보호자가 알아채기 어렵다.
이번 글에서는 고양이 구내염의 원인, 증상, 치료 방법, 관리 요령까지 꼼꼼히 안내한다. 우리 아이의 입속 건강을 위해 반드시 알아두자.
고양이 구내염이란?
고양이 구내염(Feline Chronic Gingivostomatitis)은 잇몸과 구강 내 점막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흔히 입 안 전체가 붉게 붓고 궤양이 생긴다.
단순한 잇몸 질환을 넘어서 면역반응의 이상으로 추정되며, 치료가 어렵고 재발도 잦아 보호자와 고양이 모두에게 큰 스트레스를 준다.
특히 바이러스성 질환(FeLV, FIV 등)과 연관이 많고, 구강 내 치석·세균·기저질환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많다.
주요 증상 확인하기
- 식사 중 갑자기 울거나 도망감
- 음식 씹는 동작 없이 삼킴
- 입가 침 흘림, 거품 분비
- 입냄새(악취) 심함
- 입 안이 붉거나 궤양 보임
- 구강 통증으로 인해 그루밍 감소
- 공격성 증가, 만지려 하면 물거나 피함
이러한 증상이 반복되면 반드시 동물병원 내시경 또는 구강검사를 받아야 한다. 단순 스케일링이나 치석 제거만으로는 호전되지 않는다.
치료 방법과 경과
치료는 보통 단계적으로 진행되며, 만성인 경우 발치까지 고려된다.
① 항생제 및 소염제 처방
② 면역억제제 또는 인터페론 요법
③ 스테로이드 단기 투여
④ 광선치료(PDT), 오존치료 등 보조치료
⑤ 전발치 수술: 만성 재발성 구내염 시 유일한 근본치료
치료는 장기적이고 반복적일 수 있다. 약물 반응이 좋지 않거나 재발이 계속될 경우 전발치(모든 어금니 제거)가 오히려 삶의 질을 높이는 해결책이 되기도 한다.
집에서의 관리법
- 건사료보다 부드러운 습식 사료로 대체
- 자극적인 간식, 잇몸 자극 장난감 피하기
- 정기적으로 구강 소독용 겔 또는 스프레이 사용
- 스트레스 최소화 환경 조성
- 면역력 향상을 위한 고양이 전용 영양제 병행
집에서는 구강 안을 억지로 열어보는 것보다, 식사량·그루밍·침 분비 상태 등을 꾸준히 관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조기징후 확인법이다.
맺는말
고양이 구내염은 단순히 ‘입이 좀 불편한 병’이 아니다. 먹는 즐거움을 빼앗고,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시키는 고통스러운 질환이다.
구강에 이상이 보이거나, 식사를 회피하는 행동이 반복된다면 단 하루도 미루지 말고 진단을 받아야 한다. 치료는 길지만, 함께 하는 보호자의 관심과 꾸준한 관리가 가장 강력한 약이 될 수 있다.
우리 고양이가 다시 맛있게 밥을 먹고, 미소 지을 수 있도록 오늘부터 바로 체크해보자.